FASHION

THINGS

<에비뉴엘>의 시선으로 포착한 이달의 아름다운 것들.

PRADA
기존의 공식을 새롭고 쿨하게 재해석하는 재능이 뛰어난 미우치아 프라다. 프라다의 이번 런웨이는 익숙한 듯 새로운, 옷장에 하나쯤 있을 법하지만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 아이템이 가득했다. 특히 클래식한 레더 백 사이에서 보석함처럼 빛나는 마이크로 미니 백은 도자기 같은 단단한 케이스와 서정적인 패턴이 가미된 페이턴트 가죽 소재로 완성했다. 비범한 디자인이지만 예상외로 일상에서도 잘 어울린다. LYJ

VAN CLEEF & ARPELS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Lady Arpels Brise d’Été) 워치는 반클리프 아펠의 ‘포에트리 오브 타임(Poetry of Time)’의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광의 마더오브펄 케이스 위로 싱그러운 정원이 펼쳐진다. 발로네, 샹르베, 3D 플리크-아-주르 등 다양한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한 꽃과 잎사귀에 스페사르타이트 가넷과 차보라이트 가넷을 정교하게 세팅했다.
꽃과 줄기에 온-디멘드 애니메이션 모듈을 적용해 버튼을 누르면 마치 산들바람이 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한 나비 시침과 분침이 정원 사이를 날아다닌다. 그야말로 작은 시계 안에 펼쳐진 대자연이다. MSJ

VALMONT
발몽의 모토 ‘예술과 뷰티의 만남’의 결정체 라 퀸테센스(La Quintessence)를 소개한다. 이번 에디션은 일본의 아티스트 마코 아르티가스(Mako Artigas)와 함께 완성했다. 20세기 초, 기존 예술 관념을 탈피한 기하학적 패턴과 생동감 있는 컬러, 다양한 방식의 레이어링 기법을 펼쳤던 ‘아방가르드 무브먼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유니크한 패키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 4주 만에 드라마틱한 피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토털 안티에이징 트리트먼트로 구성된 라 퀸테센스 1세트의 가격은 8백50만원대로 단 170세트만 생산하며, 국내에는 24세트가 입고됐다. LJM

TOD’S
토즈에서 새로 선보인 디아이 폴리오 백은 언제 만나도 무엇이든 다 받아줄 듯한 친구 같은 존재다. 토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테오 탐부리니는 가죽을 다루는 토즈의 장인 정신을 재해석하고자 폴리오 백을 디자인했다. 카프스킨을 거의 패브릭처럼 얇고 가볍게 가공해서 넉넉한 사이즈의 쇼퍼백 스타일을 완성했다. 레더 이외에 다른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은 것도 특징. 토즈의 타원형 로고와 아이코닉한 스티칭이 담백한 분위기를 내는 가운데 중앙의 깊은 슬릿이 시크한 무드를 발산한다. 플랫 핸들은 마치 벨트처럼 가장자리까지 당길 수 있도록 했다. 수납을 위한 내부 파우치까지 꼼꼼하게 갖춘, 딱 ‘요즘 스타일’이다. MSJ

FERRAGAMO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막시밀리안 데이비스는 드롭 웨이스트와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대변되는 1920년대의 플래퍼 룩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1920년대를 떠올릴 법한 디테일은 오히려 축소하고 정제해서 매우 현대적 스타일로 컬렉션을 완성했다. 페라가모는 슈즈 아카이브만 무려 1만4000켤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액세서리 라인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이번 시즌 키 아이템이라고 해도 무방한 타조 깃털로 만든 클러치백은 몸을 따라 움직일 때마다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LYJ

SPACELOGIC
스페이스로직 삼청점에서 샤를로트 페리앙 전시 <20 Years of the Charlotte Perriand Collection - The Voyager>를 10월 6일까지 진행한다. 샤를로트 페리앙의 컬렉션 출시 20주년을 기념한 전시로 파리, 리옹, 런던, 마이애미 그리고 서울까지 단 5개 매장에서만 열린다. 그의 초기 디자인을 재해석해 전 세계 30점 한정 출시한 테이블 몬타(Table Monta)가 관람 포인트.
이 밖에도 또 다른 대표작인 타부레 버거(Tabouret Berger), 타부레 메리벨(Tabouret Méribel) 스툴과 뷰로 부메랑(Bureau Boomerang), 멕시크(Mexique) 테이블 등도 함께 전시된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르 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의 대표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LJM

HERMÈS BEAUTY
가을 하늘을 닮은 블루 컬러 디테일의 케이스가 매력적인 리미티드 에디션. 에르메스 뷰티의 크리에이터 피에르 아르디가 자연 식물의 분위기에서 떠올린 블루라군, 어비스, 템페스트 등 다채롭고 섬세한 블루 포인트 케이스가 균형을 이룬다. 리미티드 에디션 립스틱은 잔잔한 계절의 변화처럼 입술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투명 피니시, 벨벳을 드리운 듯한 매트 피니시, 생기를 북돋아주는 시어 매트 피니시로 구성되었다. LJM

LOUIS VUITTON
루이 비통이 2025 봄/여름 남성복 캡슐 컬렉션 ‘폴(Fall)’을 공개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퍼렐 윌리엄스는 박서보재단과 협업해 고(故) 박서보 화백의 ‘에크리튀르(Ecriture)’ 시리즈를 패션으로 녹여냈다. 작품 ‘묘법(Écriture no.171230)’을 재해석한 단풍색 테일러드 코트부터 ‘묘법(Ecriture no.221226)’에서 영감을 얻어 최초로 세로 라인을 구현한 에피 레더 시티 백, 루이 비통 스니커 세계관에 ‘묘법(Ecriture no.041024)’의 텍스처를 더한 스니커즈 등 더없이 예술적인 라인업이다. 박서보 화백의 ‘묘법’을 에피 레더와 조화롭게 구현한 실크 스퀘어는 액자에 넣어 작품으로 소장해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MSJ

FRITZ HANSEN
계절의 변화를 맞아 내추럴 무드의 가구 장만을 고려하고 있다면 안온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 것을 포용할 듯한 둥근 형태의 모놀릿(Monolit) 체어를 제안한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유용한 의자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덴마크의 산업 디자이너 세실리에 만즈(Cecilie Manz)가 디자인했다. 다이닝 공간이나 라운지 전용으로 제작됐으며, 다양한 업홀스터리 옵션과 함께 두 가지 높이로 만날 수 있다. 좌석의 뒷면은 자리에 앉은 사람을 감싸는 듯한 둥근 보호막 같은 느낌을 준다. LJM

DON JULIO
디아지오코리아의 테킬라 브랜드 돈 훌리오(Don Julio)가 창립자 돈 훌리오 곤잘레스의 유산인 최고급 테킬라를 출시했다.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Don Julio Ultima Reserva)’는 36개월 숙성한 엑스트라 아녜호 등급으로, 이 등급의 테킬라가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돈 훌리오는 ‘솔레라 에이징’ 시스템을 통해 2006년 돈 훌리오 곤잘레스와 그의 가족이 마지막으로 심은 아가베의 뿌리를 보존했고, 이 진귀한 아가베 뿌리는 엑스트라 아녜호 테킬라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영롱한 금빛이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동시에 구운 오크와 캐러멜 향에 살구와 오렌지의 향이 더해진 달콤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인상적이다. KJS

아니카 이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전시 전경, 리움미술관, 2024. ©아니카 이 Courtesy of Leeum Museum. Photo by Andrea Rossetti

LEEUM
예술가 아니카 이의 전반적인 작품 세계와 최근작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니카 이가 창조한 예술적 향기가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이한다. “권력에는 냄새가 없다”고 믿는 작가는 냄새, 박테리아, 튀긴 꽃처럼 유기적 재료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기술과 생물, 감각을 연결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전개해왔다. 전시 제목인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은 불교의 수행법 중 하나인 간화선에서 사용되는 화두를 차용한 것으로, 아니카 이 작업의 명상적이고 영적인 전환을 반영한다. 작업의 전환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신작 영상 작품 ‘산호 가지는 달빛을 길어 올린다’는 죽음 이후를 탐구하는 작가의 대규모 프로젝트 ‘공(公)’에 속하는 첫 번째 작품으로, ‘작가의 사후에도 작업이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KJS

HERMÈS
에르메스의 기발함은 어디까지일까? 에르메스는 9월 6일과 7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르 몽드 에르메스’ 키오스크를 열었다. 이는 파리의 상징인 신문 판매대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에르메스가 1973년 이래로 연 2회 발행하는 <르 몽드 에르메스> 매거진을 배포하는 등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르 몽드 에르메스 키오스크는 2021년 가을, 프라하에서 처음 시작한 이후 세계 곳곳을 투어하고 있다. MSJ

GUBI
공간에 생기와 개성을 불어넣는 포인트로 활용하기 좋은 포터블 램프, 구비 멀티 라이트가 새로운 컬러를 입고 다시 태어났다. 새롭게 선보인 컬러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상징하는 청록색으로 마치 1980년대 시티팝 스타일을 떠올리게 만든다. 덴마크 건축가 루이 바이스도르프가 다양성에 대한 열정을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2년에 디자인했다. 원통형 갓 2개가 램프를 감싸고 있어 빛이 위쪽, 아래쪽으로 향하거나 비대칭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예술적이다. LJM

SAINT LAURENT
생 로랑의 모기업인 케어링(Kering) 그룹의 설립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가 설립한 피노 컬렉션 중 현대미술 작품 6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 이 송은에서 열리고 있다. 생 로랑은 이 전시를 기념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의 큐레이팅 아래 생 로랑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시 참여 작가 중 염지혜 작가의 영상 작품 ‘검은 태양’과 ‘물구나무종 선언’은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상영한다. 염지혜 작가는 과거와 현재, 경험과 기억, 이미지와 꿈, 전설과 서사 등이 서로 혼합되어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발생한 연결고리를 탐색하며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새로운 말하기 방법을 제안한다. 작품과 더불어 전시 기간에만 특별히 소개하는 생 로랑 에디션의 다양한 도서와 생 로랑 리브 드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KJS

GUCCI
매 시즌 등장하는 수많은 슈즈들은 선택의 어려움을 겪게 한다. 특별한 목적이 없는 소비라면 고민은 좀 더 깊어진다. 구찌의 플랫폼 샌들은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롭다. 높은 플랫폼 힐에 먼저 시선이 가고 단단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가죽, 어디에나 매치하기 좋은 고혹적인 버건디 컬러,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홀스빗 디테일과 로퍼의 형태감이 선사하는 클래식한 감성까지 모든 것이 작은 슈즈 안에 담겨 있다. LYJ

Editor
KIM JISEON, LIM JIMIN
Contributing Editor
MYUNG SUJIN, LEE YEONJU
PHOTOGRAPHER
황병문, COURTESY PHOTOS